'꿈'은 일반적으로 잠속에서 일어나는 생각이나 환각이라고들 한다.
어떤 사람은 꿈이 없는 잠은 없다고 하며,
또 다른 사람은 부분적으로 각성할때 꿈이 나타난다고 한다.
꿈의 발생은 외적 환경과 신체 내부와의 감각적 자극으로부터
일어난다. 이 꿈은 거의 시각적인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청각적
인 꿈, 미각적인 꿈도 있으며,날아다니거나 걸어다니는 운동감각
적인 꿈도 적지 않다.꿈속에서 진실을 발견해 창작과 발명을 하
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이런 꿈이야말로 정말 누구나 꾸고 싶
은 것이다.
설혹 그 꿈이 비현실적인 꿈이라 할지라도 꿈을 갖는 것은 일생
을 즐겁게 해준다.이상이나 희망은 꿈이긴 하지만 언젠가는 현실
화할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꿈은 거품처럼 사라
져 버리고마는 덧없고 싱겁고,그리고 무상(無常)한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
옛날 중국 촉(蜀)나라에 노생(盧生)이라는 청년이 있었다.그는
관리로 출세하고 싶어 시험을 치르려고 한단에 왔다.마침 아침때
가 되어서 음식점에 들어가 음식을 시켜놓고는 그만 피곤하여 잠
이 들고 말았다.그는 누런 밥이 익는 동안 꿈을 꿨는데,꿈속에
서 평생동안의 부귀영화를 누렸다고 한다.
또 광릉땅에 순우분(淳于芬)이라는 청년이 있었다.꿈에 괴안국
(槐安國)에 들어가 남가(南柯)라는 마을의 수령이 되어 세금을
징수하는 등 출세를 했다고 한다.이 내용은 도가(道家)의 책인
장자(莊子)에 나온다.전자를 '한단의 꿈', 후자를 '남가의 꿈'이
라고 한다.
노생이나 순우분 모두 꿈에서 깨어나서는 그 꿈이 망상이요,환
각임을 깨닫는다.
우리가 매일매일 독송하는 금강경에도 이런 구절이 나온다
이 세상 모든것은(一切有爲法)
꿈 같고,허깨비 같고,물거품 같고,그림자 같고(如夢幻泡影)
이슬과 같고,번갯불과 같으니(如露亦如電)
마땅히 이와 같이 보아야 한다(應作如是觀)
이 내용은 세상의 모든 사물을 꿈이나 환각으로 보라는 얘기다.
즉 세계와 우리 인생은 실체가 없는 덧없는 일시적 현상에 불과
한데,우리는 이를 진실하고 영원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때문에
이러한 미망의 세계로부터 각성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물을 꿈으
로 보아야 한다.
옛사람은 꿈에 대해 이렇게 읊었다.
꿈 같은 세상에서 꿈꾸는 꿈을 꾸지 말고
꿈꾸지 않는 꿈을 꿀 줄 알아라.
이러한 꿈이야말로 참다운 꿈이라고 하겠다.
택암(澤庵)선사가 말하는 꿈도 이 같은 깊은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제자들이 죽음에 임박한 택암 선사에게 사세송(辭世頌:임종
시에 남기는 선사들의 게송)을 청하자,그는 꿈 한 글자에다 "옳
은 것도 꿈,그른 것도 꿈,미륵도 꿈,관세음도 꿈,진실로 이렇게
보아야 한다고 부처님은 말씀했지."라는 글을 써주고는 이내 입
적했다. 이 사세송으로도 알 수 있듯이 택암은 유형이든 무형이
든 세상 일체의 것을 꿈으로 보았다.꿈이야말로 상대적 인식의
세계를 벗어난 깨달음의 경지이니,선사의 73년 생애가 꿈 한 글
자로 응결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일체를 꿈으로 보았으며,꿈에 철저한 인생을 살았다고 하겠
다.
장자 제물론(齊物論)에는 장자가 나비가 된 유명한 이야기가 있
다.
어느 날 장자는 나비가 된 꿈을 꾸었다.희희낙락 즐거워하며 하
늘을 날아 다니느라 자기가 꿈에 나비가 된 것도 잊어버리고 있
었다.그러다 문득 눈을 뜨고 보니 자기는 다름아닌 인간 장주(莊
주:장자의 이름)였던 것이다.생각건대,장주가 꿈에서 나비가 된
것인지 아니면 나비가 장주가 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장자가 깨닫게 된 절대세계는 꿈이든 현실이든 혹은 나비가 됐
든 모두가 실재속에서 이루어진 하나의 변화일 따름이다. 요컨
대 만물은 일체이며 하나라는 것이다.장자는 꿈속에서 자신을 잊
고 나비가 됐다.이처럼 자신을 잊어버리는 꿈이야말로 선수행자
들이 지향해야 할 꿈인 것이다<金剛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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