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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로는 도를 깨칠 수 없다는 사견을 조심하라
요즘 삿된 선사가 납자들을 잘못 가르치는 일이 있다.
그들은 깨치는 길은 공부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옛 사람들은 한번도 공부해서
도를 깨친 일은 없다 라고 가르친다.
그러나 이런 말은 가장 해로와서
후학을 미혹케 하여 쏜살같이 지옥으로 끌고 가는 것이다.
대의 선사의 [좌선명]에는 이런 글이 있다.
참구할 필요 없다 절대로 큰소리 말지니
옛분이 애써서 모범이 되어주지 않았던가
지금은 낡은 누각 버려진 땅이라 해서
한번에 영영 황폐시켜서야 되겠는가.
만약에 참구할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문득 나는 도를 깨쳤노라 고 한다면
이는 하늘에서 떨어진 미륵, 땅에서 솟은 석가일 것이다.
이런 무리들을 이름하여 불쌍한 존재라고 한다.
자기 스스로 참구하지는 않고
옛 스님들이 도를 묻고 대답한 것을 보고는
문득 자기가 깨달았다고 착각한다.
드디어 알음알이를 깨달음이라고 생각하여
그것으로 사람들을 함부로 속인다.
그러다가 호된 열병에라도
한 번 걸리면 아프다고 하늘에 닿도록 소리치니
평생동안 깨달은 바가 하나도 쓸모없게 된다.
이윽고 죽는 마당에 이르면
마치 끓는 남비 속에 들어간 방게처럼
손을 바삐 움직이고 발버둥을 치게 되니
그제서야 후회해 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황벽 스님은 이런 노래를 지으셨다.
티끌 세상을 벗어남은 보통 일이 아니니
고삐 끝을 꼭 잡고 한바탕 일을 치루라
매서운 추위가 뼛속에 사무치지 않으면
어떻게 매화향기 코를 찌르랴
이것은 가장 간절한 말씀이니,
이것으로써 때때로 스스로를 채찍질하면
공부는 자연히 날로 향상될 것이다.
그것은 마치 백리 길을 가는데
한 발자국을 걸어가면 한 발자국만큼
길이 줄어드는 것과 같은 아치이다.
한 발자국도 걸어가지 않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게 되면,
비록 자기 고향일은 훤히 설명할 수가 있지만
진정한 고향인 깨달음에는 끝내 이르지 못하게 될 것이다.
자, 어느 쪽 일을 택해야 마땅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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