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禪

자생이모위(子生而母危)

불암산 2011. 8. 12. 21:40

      자생이모위(子生而母危) -아기가 태어나면 어머니가 위태롭다 《채근담》 원문에는 " 자생이모위(子生而母危) 강적이도규 하희비우야(何喜非憂也)"― 아기가 태어나면 어머니가 위태롭고, 돈이 쌓이면 도적이 노린다. 어찌 기쁨이 걱정이 아닐까 보냐―로 되어 있습니다. 아기가 태어날 때에는 모자(母子)에게 모두 생사가 걸려 있습니다. 의학이 발달된 오늘날에도 출산에는 불안이 따릅니다. 강은 지금은 죽은 말이 되었지만, 돈을 꿰는 끈입니다. 옛날 통화에는 구멍이 뚫리고 끈으로 그 구멍을 꿰어 보관했습니다. 이 끈이 곧 "강"입니다 . "강을 쌓는다"는 것은 재산을 모았다는 뜻입니다. 재산을 모으면 도적이 노리므로 도난당할 우려가 있습니다. 이처럼 기쁨에는 반드시 걱정이 뒤따르게 됩니다. 이 불안과 공허함을 경전에는 "논이 있으면 논을 걱정하고, 집이 있으면 집을 걱정한다."고 구체적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가난과 질병 속의 역경에도 인생의 의미를 실감하면 마음은 평안해집니다. 어느 영화 배우는 젊은이들에게 자신을 지탱하게 한 한마디의 말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젊었을 때 가난을 많이 체험하라. 괴로움을 겪어라. 벽에 부딪혀 또 괴로움을 겪어라. 가난과 고생을 이기고 살면 그 인품을 훌륭하게 만든다. 가난을 체험하라. 참고 견디어라." 반규 선사는 백은(白隱) 선사(1685-1768)와 쌍벽을 이루는 17세기 선의 고승이지만, 젊었을 때에는 백은 선사와 마찬가지로 폐결핵과 치질로 몹시 시달렸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병이 점점 심해 몸이 쇠약하여 나중에는 담을 뱉기만 하면 엄지손가락 만한 혈담 덩어리가 나왔어요. 한번은 담을 벽에 뱉었더니 혈담이 아래로 뚝뚝 떨어졌어요." (《지불홍제선사법화(知佛弘濟禪師法話)》에서) 그는 또 이렇게 말했다. "엉덩이가 벗겨져 너무 아파서 종이를 많이 접어서 갈아대고 앉았어요. 엉덩이에서 피가 나와……"(同上書) 그래도 반규 선사는 수행과 양생(養生)에 노력하여 고승으로 72세까지 살았습니다. 인생이 공허하다는 말은 길흉(吉凶)의 교차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어떤 기쁨이 슬픔으로 이어지지 않겠는가"라는 말은 "어떤 슬픔이 기쁨으로 이어지지 않겠는가"라는 말과 같습니다. 반대로 참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선자(禪者)는 슬픔과 기쁨, 빛과 어두움, 순경과 역경의 한쪽에 치우치는 것을 경고하고, 양자의 가치를 공평하게 보는 눈을 기르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순경과 역경이 양자를 대립시키는 데서 편견이 생기게 됩니다. 양자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그 어느 한쪽에도 치우쳐서는 안 됩니다. 그것을 "양망(兩忘)"이라고 하여 수행의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모셔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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