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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물을 섞듯이 상대와 하나가 되려 하거든 먼저 내가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 문을 열지 않고서는 상대가 내게로 올 수도 없고 하나가 될 수도 없다. 내가 마음의 문을 열고 상대를 수용할 때, 상대의 입장을 이해해 줄 때, 상대의 말을 경청할 때, 비로소 상대방도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반대로 내 주장만 고집할 때, 상대방을 꾸짖거나 그에게 강요할 때 상대는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다. 거기엔 강요된 순응이나 복종이 있을 뿐 물과 물이 섞이듯이 동조, 공감, 융화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된다. 마음의 문을 열고 상대를 수용하는 것은 부화뇌동하는 일도 아니고 비겁한 일도 아니다. 그것은 내가 그가 되고 그가 내가 되기 위한 아주 자연스러운 일의 수순일 뿐이다. 먼저 마음의 문을 열어야 격의없는 대화가 가능해지고 대화가 가능해져야 공감대를 넓힐 수 있으며 공감대가 넓어져가 둘이 하나되는 동조(同調)가 이뤄지는 것이다. 고로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은 무주상보시의 첫걸음이다. 내가 사랑하지 않으면 상대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상대가 사람이 아니고 식물이나 동물이라도 같다. 내가 그의 속으로 들어가야 그도 내가 된다. 내가 보살이면 남도 보살이다. 내가 나의 고정관념, 아상, 아만 따위를 훌훌 털어버리게 된다면 남도 내 앞에서는 절로 그렇게 된다. 내가 상대를 진정으로, 사무치게 사랑한다면 상대도 절로 그렇게 된다. 내 마음이 항상 자비로 흘러 넘치면 상대도 절로 자비심을 갖게 된다. 고로 내가 보살이어야 상대도 보살이 된다. 내가 야차(夜叉)같은 마음이면 상대도 내 앞에선 야차로 변한다. 내 탓이다. 내가 사랑 받기를 바라는데 상대가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건 내 탓이다. 내가 대접받기를 원하는데 상대가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그건 내 탓이다. 내가 내 뜻대로 풀려나가기를 바라는데 상황이 그렇게 전개되지 않는다면 그것도 내 탓이다. 고로 사랑받고 싶으면 받고 싶은 만큼 사랑해야 한다. 고로 대접받고 싶으면 받고 싶은 만큼 먼저 상대를 대접해야 한다. 모셔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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