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미혹에 빠지면 수도의 길 영원히 막혀
미혹에 빠지면 수도의 길 영원히 막혀 -
- 교만한 마음 품고 남 대하면 미움싹터 -
亡名法師息心銘 (망명법사식심명) <2>
關爾七竅 閉爾六情 莫竅於色 莫聽於聲
관이칠규 폐이육정 막규어색 막청어성
聞聲者聾 見色者盲
문성자롱 견색자맹
一文一藝 空中小예 一技一能 日下孤燈
일문일예 공중소예 일기일능 일하고등
英賢才藝 是爲愚弊
영현재예 시위우폐
너의 일곱구멍(얼굴의 눈·귀·코·입)을 막고
육정(안이비설신의)을 닫아서 색을 엿보지 말고 소리를 듣지말라.
소리를 듣는 자는 귀가먹고
색을 보는 자는 장님이되니(듣되 듣지 못하고 보되 보지 못함)
(뛰어난) 글재주와 기예는 바람에 날리는 작은 모기에 불과하고
기술과 재능은 태양아래 외로운 등불이라
영웅·현사·재주꾼은 다 어리석고 헛된 것이다.
捨其淳樸 耽溺淫麗 識馬易奔 心猿難制
사기순박 탐닉음려 식마이분 심원낙제
神旣勞役 刑必損斃 邪逕終迷 修途永泥
신기로역 형필손폐 사경종미 수도영니
英賢才能 是曰혼몽 오拙羨巧 其德不弘
영현재능 시왈혼몽 오졸선교 기덕불홍
名厚行薄 其高速崩 塗舒汚卷 其用不恒
명후행박 기고속붕 도서오권 기용불항
순박함(천진함의 뜻)을 버리고
여색과 겉볼 아름다움에 빠져들면
식마는 날뛰기 십상이고(의식이 말처럼 뜀)
마음 원숭이를 제어키(마음이 원숭이처럼 까불어 댐) 어렵다.
정신이 이렇듯 고달퍼지면 몸도 반드시 망가지나니
삿된 길은 끝내 미혹일 뿐이라 수도의 길은 영원히 막힌다.
영현재능이 다 어둡고 심난한 것이다.
이 더럽고 치졸한 짓을 부러워하고 자랑해 보았자
그 덕은 크지 못하다.
이름은 두터운데 행함이 엷으면 (덕이)높다고 해 보았자
잠시 잠깐에 무너진다.
일이 순조로울 때는 잠시 펼치는 듯 하다가도(뜻대로 되는듯 하다가)
쇠퇴할 때는 말아들여야(뜻대로 안됨) 하나니
그 공용이 항상 떳떳치 못하다.
內懷橋伐 外致怨憎
내회교벌 외치원증
惑談於口 或書於手 要人令譽 亦孔之醜
혹담어구 혹서어수 요인령예 역공지추
凡謂之吉 聖謂之咎
범위지길 성위지구
賞翫暫時 悲憂長久
상완잠시 비우장구
안으로 교만한 마음을 품고 남을 억누르면
밖으로 원한과 미움만 짓는다.
혹 입으로 떠벌리고 혹 글을지어 사람으로 하여금
명예를 종요롭게 하면 또한 매우 추한 일이다.
범부들은 이를 좋은 일이라 하나 성인들은 이를 허물이라 이른다.
칭찬받고 좋아하는 것은 잠시요 슬픔과 근심은 길다.
畏影畏迹 逾走逾劇 端坐樹陰 迹滅影沈
외영외역 유주유극 단좌수음 적멸영침
厭生患老 隨思隨造 心想若滅 生死長絶
염생환노 수사수조 심상약멸 생사장절
不死不生 無相無名
불사불생 무상무명
一道虛寂 萬物薺平
일도허적 만물제평
何勝何劣 何重何輕
하승하열 하중하경
何貴何賤 何辱何榮
하귀하천 하욕하영
그림자를 두려워하고 발자취가 두려워
아주 멀리 달아나면 달아날수록 더 좇아온다.
단정히 나무 그늘에 앉으면 (번뇌망상의)자취도 그림자도 사라지리라.
생을 싫어하고 늙음을 걱정하여 생각따르고
지음을 따르나니 한 생각 사라지면 생사가 길이 끊어진다.
죽지도 나지도 않으며 모양도 이름도 없느니라.
한 도가(마음길이) 텅비고 고요하여
만물이 평등하면 무엇이 높고 무엇이 낮으며
무엇이 무겁고 무엇이 가벼우며 무엇이 귀하고
무엇이 천하며 무엇이 욕되고 무엇이 영화로우랴.
澄天愧淨 교日慙明
징천괴정 교일참명
安夫垈嶺 固彼金城
안부대령 고피금성
敬貽賢哲 斯道利貞
경이현철 사도이정
맑은 하늘은 깨끗함을 부끄러워하고
밝은 해는 빛을 부끄러워 한다
(맑은 하늘은 스스로 깨끗하다 뽐내지 않고
밝은 해는 스스로 밝다고 으시대지 않는다)
(고로 그 텅비고 고요하면) 편안하기가
무릇 태산준령같고 견고하기가 저 금성철벽이로다.
공경히(그대들) 어질고 슬기로운 이에게 붙이노니
이 도(불교)는 이롭고 바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