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비록 외모 남루하나 앉고 섬 단정히 하라
- 비록 외모 남루하나 앉고 섬 단정히 하라-
道安法師 遺誡九章 (도안법사 유계구장)<4>
其六曰 卿已出家 捐世形軀
기육왈 경이출가 연세형구
當務竭情 泥洹合符 如何擾動 不樂閑居
당무갈정 니원합부 여하요동 불요한거
經道損耗 世事有餘
경도손모 세사유여
淸白不履 反入泥塗
청백불리 반입니도
過影之命 或在須臾
과영지명 혹재수유
地獄之痛 難可具書 今故戒勵 宜崇典謨
지옥지통 난가구서 금고계려 의숭전모
그 여섯째. 그대 이미 출가했으니 세속의 형상과 몸을 버린 것이다.
마땅히 뜻을 왼통 기울여 니원(니르바나)에 부합하기를 힘써야 하거늘
어찌하여 (심신이) 요동하며 조용히 살기를 즐기지 아니하는가.
경도를 손상케 하고도 (도는 닦지 않으면서) 세간일이 남아 있고
맑고 깨끗한 길은 밟지 않고 발길을 진흙탕으로 되돌리니
지나가는 그림자에 불과한 이 목숨은 잠깐 사이라
지옥의 고통은 가히 글로 갖추어 쓰기 어렵나니
이제 짐짓 힘쓰기를 경계하노라.
마땅히 옛 성인들의 실다운 글을 숭상할지어다.
其七曰 卿已出家 不可自寬
기칠왈 경이출가 불가자관
形雖鄙陋 使行可觀 衣服雖추 坐起令端
형수비루 사행가관 의복수추 좌기령단
飮食雖疎 出言可찬
음식수소 출언가찬
夏則忍熱 冬則忍寒 能自守節 不飮盜泉
하즉인열 동즉인한 능자수절 불음도천
그 일곱째. 그대 이미 출가했으니 자신에게 관대치 말라.
형상은 비록 비천 남루하나 행을 볼만하게 하며
의복은 비록 거치나(더러우나) 앉고 섬이 단정하며
음식은 비록 보잘것 없으나 말할 때는 가히 먹음직스럽게 하라
여름엔 더위를 참고 겨울엔 추위를 견디며 능히 제 절개를 지켜
도천을 마시지 말라(도에 어긋난 일을 하지말라)
(도천:그 이름이 도둑샘이라하여 공자가 마시기를 거부한 샘)
不肖之供 足不妄前
불초지공 족불망전
久處私室 如臨至尊 學雖不多 可齊上賢
구처사실 여림지존 학수부다 가제상현
如是出家 足報二親 宗親知識 一切蒙恩
여시출가 족보이친 종친지식 일체몽은
今故誡汝 宜各自敦
금고계여 의각자돈
불초한 공양(법에 맞지 않는 공양)자리엔 망녕되이 나가지않으며
사실에 오래 머물되 지존이 왕림한듯이 하면
(남이 안보더라도 행동에 조심하라는 뜻)
배움이 비록 많지 않더라도 가히
옛 선지식과 가즈런할 것(같이 될것)이다.
이같은 출가는 족히 부모의 은혜를 갚고
종친과 아는 이가 모두 은혜를 입게 될 것이므로
이제 짐짓 네게 경계하노니 마땅히 각자 뜻을 두텁게 할지어다.
其八曰 卿已出家 性有昏明
기팔왈 경이출가 성유혼명
學無多少 要在修精
학무다소 요재수정
上士坐禪 中士誦經 下士堪能塔寺經營
상사좌선 중사송경 하사감능찹사경영
豈可終日 一無所成
기가종일 일무소성
立身無聞 可謂徒生 今故誨汝 宜自端情
입신무문 가위도생 금고회여 의자단정
그 여덟째. 그대 이미 출가했으나 성품은 (아직) 어둡다.
배움이 많건 적건 중요한 것은 세밀히 닦는데 있다.
상근기는 좌선, 중근기는 송경,
하근기는 절 살림을 잘 감당해야 할 것이거늘
어찌 종일토록 한가지도 이루는 게 없는가.
입신하고도 이름이 들리지(나지) 않으면
가히 헛 살았다 할 것이라 이제 짐짓 너를 꾸짖으니
마땅히 뜻을 단정히 할지어다.
其九曰 卿已出家 永違二親
기구왈 경이출가 여위이친
道法革性 俗服離身
도법혁성 속복리신
辭親之日 乍悲乍欣 邈爾絶俗 超出埃塵
사친지일 사비사흔 막이절속 초출애진
當修經道 制己履眞 如何無心 更染俗因
당수경도 제기리진 여하무심 경염속인
그 아홉째. 그대 이미 출가했으니 영영 부모를 거스른 것이다.
도법으로 심성을 개혁하고 속세의 옷을 버렸다.
어버이 하직한 날 한편 슬프고 한편 기뻤으니
아득히 세속과 인연끊고 풍진세상 뛰어 넘으려할진대
마땅히 불법을 닦아 자기를 다스리고
진리의 길 밟아야 하거늘 어찌하여
공부엔 마음이 없어 다시금 세속 인연에 물드는가.
經道已박 行無毛分 言非可貴 德非可珍
경도이박 행무모분 언비가귀 덕비가진
師友致累 에恨日殷
사우치루 에한일은
如是出家 損法辱身 思之念之 好自將身
여시출가 손법욕신 사지염지 호자장신
공부길은 이미 희박하고 행동거지엔 터럭만큼도
도라 할게 없으며 말은 귀하지 않고 덕은 가히 보배답지 않으매
스승과 벗에 누가 되고 통한은 날로 성해지는구나.
이같은 출가는 법을 훼손하고 자신을 욕되게 하는 것이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여 스스로 심신을 조히 기를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