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명리와 죽고사는 걱정으로 근심치말라
명리와 죽고사는 걱정으로 근심치말라 -
- 지혜로 미혹없애고 자비로 사람을 포용 -
孤山圓法師 示學徒 (고산원법사 시학도)<2>
守仁義而確乎不拔 處貧賤則樂以忘憂
수인의이확호불발 처빈처즉락이망우
自然與禍斯違 與福斯會
자연여화사위 여복사회
豈假相形問命 諂求榮達之期
기가상형문명 첨구영달지기
擇日選時 苟免否屯之運
택일선시 구면비둔지운
此豈沙門之遠識 實唯俗子之妄情
차기사문지원식 실유속자지망정
인의를 지킴에는 굳세어 뽑히지 않게하고 빈천한 데
처한 즉 즐거움으로써 근심을 잊으면
자연히 화는 어긋나고 복은 모여들게 되어라.
어찌 형상에 빗대어 운명을 물어서 영달의 때를
아첨으로 구할 것이며날을 가리고 때를 골라서
구차하게 비색한 운수를 면하려 하겠는가.
이것이 어찌 사문의 원대한 식견이랴 이는
실로 속인들의 망령된 생각일 뿐이다.
宜乎見賢思濟 當仁不讓
의호견현사제 당인불양
慕雪山之求法 學善財之尋師
모설산지구법 학선재지심사
名利 不足動於懷 死生 不足憂其慮
명리 부족동어회 사생 부족우기려
당功成而事遂 必自邇而陟遐
당공성이사수 필자이이척하
不沽名而名自揚 不召衆而衆自至
불고명이명자양 불소중이중자지
智足以照惑 慈足以攝人
지족이조혹 자족이섭인
마땅히 어진 이를 보고 (그와) 가지런해지길 생각하고
인의를 만나 사양치 말며부처의 설산구법을 사모하고
선재동자의 53선지식 찾던 일을 배워서
명리의 뜻을 품어 족히 움직이려 하지 말고
죽고 사는 걱정으로 근심 떨지 말지어다
혹 공부가 쌓여서 일을 마치게 되려면 반드시
가까운 데로부터 먼 데로 오르게 되니
(세속일을 떠나서 도의 길로 나아감,
또는 ‘나’의 문제로부터 ‘전체’의 문제로 나아감)
(그렇게 해 나가면) 이름을 팔지 않되(매명)
이름이 스스로 드러나고 대중을 부르지 않되
대중이 스스로 오는지라
지혜가 넉넉함에 그로써 미혹을 비춰 없애고
자비가 넘치매 그로써 사람을 끌어잡게 된다.
窮則獨善其身 達則兼善天下
궁즉독선기신 달즉겸선천하
使眞風息而再振 慧炬滅而復明
사진풍식이재진 혜거멸이부명
可謂 大丈夫焉 可謂如來使矣
가위 대장부언 가위여래사의
豈得身捿講肆 跡混常徒
기득신서강사 적혼상도
在穢惡則無所問然 於行解則不見可畏
재예악즉무소문연 어행해즉불견가외
以至積習成性 自滅其身
이지적습성성 자멸기선
(뜻을 못얻어) 궁하면 홀로 저를 닦고 통달하면 겸하여
천하까지 좋게(제도)하니
그로하여 진리의 바람이 잦아든 것을
다시금 떨치게 하고 지혜의 횃불 꺼져가던
것을 다시 밝게 하면
가히 대장부라 할 것이며 가히 여래의 심부름 꾼이라 할 것이다.
강원에 들어가 살면서 발자취가
보통사람들과 섞여지내며 더러운 속세에 머물면
허물을 지적하지 않게 되니 행과 해에 두려워
함을 보지 못하는지라, 어찌 그로써
습성이 쌓여 성품이 되게 해서 제 몸을 망치려 드는가.
始敎慕彼上賢 終見淪於下惡
시교모피상현 종견륜어하악
如斯之輩 誠可悲哉
여사지배 성가비재
詩云靡不有初 鮮克有終 斯之謂矣
시운미불유초 선극유종 사지위의
中人以上 可不誡歟
중인이상 가불계여
처음 배울 때에는 저 옛 선지식을 사모하다가
끝내는 하열한 악에 빠져드는 것을
보게 되나니
이같은 무리들은 진정코 불쌍하구나
옛 시에 이르기를 ‘처음이 없는 법은 없으나
마침이 있기는 (유종의 미를 거두기
는) 극히 드물다’하니 이같은 경우를 두고 한 말이다.
중근기(보통사람) 이상은 경계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