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헛된 이름 도적질 말고 부처자리 참예하라
헛된 이름 도적질 말고 부처자리 참예하라
- 헛된 이름 도적질 말고 부처자리 참예하라 -
- 이제라도 진심 잡아두면 누가 나를 관리하랴 -
天台圓法師自誡(천태원법사자계)
三界悠悠一囹圄 羈鎖生靈受酸楚
삼계유유일영오 기쇄생령수산초
本來面目久沈埋 野馬無강恣飄鼓
본래면목구침매 야무무강자표고
欲火燒殘功德林 逝波傾入無明塢
욕화소잔공덕림 서파경입무명오
紛紛萬類器中蚊 추추鳴亂沈還擧
분분만류기중문 추추명란침환거
삼계의 저 아득한 감옥에 생령을 고삐 사슬로 묶어서
신산고초를 받게 하누나.
본래 면목이 오래도록 파묻히니 야생마(분별사량식)
고삐없이 제멋대로 날뛰도다
욕심의 불은 공덕의 숲을 태우고 흘러가는 물결
(번뇌 상념 또는 제8아뢰야식)은 무명의 둑안으로 쏠리나니
어지러이 벌어진 만류는 한그릇 가운데 가둔 모기·벌레
따위라 찍찍대며 우는 소리가 어지러히 끊겼다 다시 들리다 한다.
亦會天帝殿中遊 也向閻公鍋裏煮
역회천제전중유 야향염공과리자
循環又撞入胞胎 交構腥조成沫聚
순환우당입포태 교구성조성말취
一包膿血暫扶持 數莖白骨權撑柱
일포농혈잠부지 수경백골권탱주
七情馳騎不知歸 六賊爭鋒誰作主
칠정치기부지귀 육적쟁봉수작주
일찌기 도리천 제석궁서 놀다가 염라대왕의 끓는
가마솥으로 들어가 삶아졌고
돌고 돌아 또 태속에 드니 고기덩이로 엉켜 거품같은
육신 이루었도다한 보따리 피와 고름(체액) 잠시 붙들어서
몇 줄기 흰 뼈로 버팀기둥 세웠나니
칠정(오욕칠정)은 걷잡을 수 없이 달려 회귀할 줄 모르고
(내관이 안됨) 육근육적은 날카로이 다투니 누가 주인이리오.
春風不改昔時波 依舊貪嗔若狼虎
춘풍불개석시파 의구탐진약랑호
改頭換面弄機關 忍氣呑聲受辛苦
개두환면롱기관 인기탄성수신고
貴賤賢愚我與人 是非榮辱今猶古
귀천현우아여인 시비영욕금유고
金烏玉兎自磨空 雪빈朱顔盡成土
금오옥토자마공 설빈주안진성토
봄 바람이 옛 물결 고치지 아니하니(새 몸 받았으나
숙세의 습은 고쳐지지 않았으니) 예나 다름 없이 탐진은
마치 이리·호랑이처럼 사납도다.
머리 고치고 얼굴 바꾸고 기관을 희롱해도
(예전 모습과 다른 모습 지녔어도) 기운을 참고 소리를 머금어
(한과 슬픔을 머금었으니) 신산고초를 받는구나
귀·천·현·우·나와 남의 분별, 시비와 영욕이 예나
지금이나 같은지라금까마귀(해·낯) 옥토끼(달·밤)가
절로 허공을 가르니 흰 수염 (늙은이) 붉은 얼굴(젊은이)이
모두 흙으로 돌아간다.
我嗟瞥地一何晩 隨波逐浪空流轉
아차별지일하만 수파축랑공유전
追思古聖與先賢 掩袂令人獨羞란
추사고성여선현 엄몌령인독수난
而今捉住主人翁 生死魔來我誰管
이금촉주주인옹 생사마래아수관
昔時技倆莫施呈 今日生涯須自勉
석시기량막시정 금일생애수자면
슬프도다, 내 깨달음이 어찌 이리도 늦어져 번뇌물결 따르며
헛되이 생사를 돌고 도는가.
옛 성현들을 생각하니 소매로 얼굴가리고 남(성현)
보기 부끄러워 홀로 얼굴 붉힌다.
이제라도 주인옹(참나, 진심)을 다 잡아두면 생사의 마군이
오더라도 누가 나를 관리하랴
옛 재주 드러내려 하지 말고 금생에 살아있는 동안 스스로 힘쓸지어다.
是非窟裏莫回頭 聲利門前高着眼
시비굴리막회두 성리문전고착안
但於自己覓愆尤 肯與時流較長短
단어자기멱건우 긍여시류교장단
一點靈光直照西 萬端塵事任舒卷
일점령광직조서 만단진사 임서권
不於蝸角竊虛名 獨向金臺預高選
불어와각절허명 독향금대예고선
(세간사) 시비의 굴속에 머리를 돌리지 말고 명성과 이익의
문 앞에서 눈을 높이 뜨라 (명리를 대수롭게 보지 말라)
다만 자기(내면 마음자리)에게서 허물을 찾을지언정 어지
시류로 더불어 잘 잘못을 비교하랴
한 점 신령스런 빛 (마음의 빛)이 서방을 비추면(회광반조의 뜻)
만가지 티끌세상 일에 쥐고 펴는 것 자재하리라.
달팽이 뿔 (보잘 데 없는 것)에서 헛된 이름 도적질하지 말고
홀로 금대(부처자리)를 향해 선불당에 참예하라.
從他病死與生老 只此一回相括惱
종타병사여생로 지차일회상괄뇌
修行惟有下梢難 竪起脊梁休放倒
수행유유하초난 수기척량휴방도
莫敎錯認定盤星 自家牢守衣中寶
막교착인정반성 자가뢰수의중보
願同法戒寃與親 共駕白牛遊直道
원동법계원여친 공가백우유직도
저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은 내버려두고 다만 한번 돌아보고
괴로워 할뿐수행은 오직 맨 끝에 가서 어려움이 있으니
허리 곧추 세우고 그릇된 생각을 쉬어라
정반성(저울의 첫눈·무게에 관계 없는 자리·제 8식)을 그릇 알아
가르치지 말고 제 옷 가운데 보배(법화경 수기품의 비유·참나)를
굳게 지켜라온 법계의 원수와 친한 이 다함께 흰소(일불승)에
멍에 걸고 직도(열반 해탈의 도)에 놀기를 바라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