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禪一味

茶禪一味’<57> ‘차꽃 차 만들기’

불암산 2011. 9. 11. 12:26

촘촘한 잎 우박과 싸워 겨우내 푸르고, 하얀 꽃 서리에 씻겨 가을 정취 빛내누나’-초의선사가 쓴 ‘동다송’의 한 구절이다.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스밀 무렵의 11월, 늦가을 소박미의 극치 녹차밭을 가보셨나요. 하얀 얼굴이 수줍은 듯, 살포시 고개를 숙여 피어난 차꽃이 어느 소박한 시골 여인네의 향기를 닮아 은은하게 피어나 있다.

차꽃에서 느껴지는 화려하지 않아도 앙증맞은 채 수수하고, 그 고운 순결함이란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차꽃은 아름다운 모습만큼이나 다양한 상징성이 있다. 꽃잎의 흰 빛깔은 백의민족을, 다섯 개의 꽃잎은 신맛, 단맛, 짠맛, 쓴맛, 매운맛 등의 오미(五味)를 상징한다.

또 찬바람을 뚫고 피어나는 그 강인함은 군자의 지조로 상징된다.

이렇듯 다양한 면을 지닌 꽃이기 때문일까?

차꽃은 말려서 차로 만들어 마셔도 어느 한 단어로 정의하기 힘든 묘한 맛을 낸다. 어떨 땐 쓰고, 어떨 땐 달며, 어떨 땐 담백한 그야말로 다양한 얼굴을 가진 매력적인 차라 할 수 있다.

차나무는 열매와 꽃이 같이 있는 유일한 식물이다.

올해에 꽃을 피워 내년 꽃필 무렵까지 씨앗을 맺어 실화상봉수라고도 한다.

제주, 하동, 보성 차밭, 그리고 산차의 차밭이 차꽃으로 가득 채워지는 계절, 차꽃으로 꽃차 만들기를 해 보면 어떨까. 찻잔 속에서 피어나는 순백의 아름다움을 느껴 보길 바란다.

▶ 사진설명 : 차꽃은 아름다운 모습이나 다양한 상징을 갖는데 꽃잎의 흰 빛깔은 백의민족을, 다섯 개의 꽃잎은 오미(五味)를 상징하고 차맛 역시 한 단어로 정의하기 힘든 묘한 맛을 내는 매력차인 차다.








차꽃 차 만드는 법

1. 차꽃을 따서 대바구니나 망사부대에 담아 뜨지 않게 채취한다.
2. 냄새 없는 한지를 깔고 그늘진 넓은 곳에 한 송이 한 송이 펼쳐 말린다.
3. 온돌방도 좋고 건조기도 좋은데 건조기는 낮은 온도로 하는 것이 좋다. 말리는 시간이 짧을수록 차 꽃의 색깔이 아름다워지기 때문에 이점을 유의해야 한다.
4. 다 말린 뒤에는 밀폐용기에 넣어 보관한다.
5. 말린 차꽃을 찻잔에 2∼3송이 정도 넣고 80∼90도의 뜨거운 물을 부운 뒤 1∼2분간 우려 마신다.
6. 차꽃과 꿀이나 설탕을 1대 1 비율로 효소처럼 담아 한 송이 한 송이 건져내어 찻잔에 띄워 마셔도 좋다.

차꽃 차 효능·효과

차꽃은 이뇨 작용, 두통, 알코올 해독 등에 효능이 있어 건강에 좋다.
또한 냉한 기운이 있어서 갈증을 해소하는 데도 탁월하다.
그동안 찻잎의 그늘에 가려 차꽃의 아름다움 및 효용성에 대해서는 다소 무관심했다고 할 수 있다.
차꽃은 차는 물론이거니와 어린 꽃의 경우 생으로 따서 샐러드를 만들어 먹어도 좋고 밀전병 속 재료로 쓰기도 하며 차꽃에 소주를 부어 한 달 정도 숙성시킨 뒤 차꽃술로 마시기도 하는 등 우리 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