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禪一味

효월 이기영 선생의 생활 속 다선일미 <45> ‘인동초 잎(새순)차’

불암산 2011. 9. 11. 12:14

인동덩굴은 추운 지방에서는 겨울 동안 잎이 떨어져버리지만 따뜻한 남쪽 지방으로 내려가면 때늦게 돋아난 파란 잎이 그대로 겨울을 넘긴다.
추운 겨울을 참고 이겨낸다는 뜻으로 인동(忍冬), 풀이 아닌 나무 종류지만 때로는 인동초(忍冬草)라 부른다.
가장자리에서부터 볕이 잘 드는 곳이면 어디서든 찾아 볼 수 있다. 솜털이 보송한 줄기는 덩굴을 지우며 뻗어나가다 땅에 닿으면 뿌리가 나서 새로운 개체로 자라나게 된다.
뜯어도 다시 돋아나고 짓밟혀도 쉽게 뿌리를 내려 뻗어나간다. 그 강인한 모습에서 꺾이지 않는 불굴의 의지를 느낄 수 있다.
특히 덩굴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감아 오른다. 그 습성을 두고 사람들은 인동이 귀신을 쫓는 힘이 있다고 믿었다. 왼 새끼를 꼬아 금줄을 치듯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감는 성질이 귀신을 옭아맨다고 생각한 것이다.
또한 인동문 창살을 달고 인동무늬를 넣은 책보자기로 책을 싸면 역경을 이겨내는 정신이 길러진다고도 믿었다. 씨도 잘 맺는 인동꽃은 초록색 열매를 맺었다가 가을이면 까만 색으로 익는데 겨울에도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인동의 겨울 열매는 새의 먹이가 되는데 인동이 우거진 풀숲에 작은 멧새들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동꽃은 흰꽃과 노란꽃이 같이 핀 듯하여 금은화, 이화 등 여러 가지 이름을 갖고 있기도 하다. 보통 금은화(金銀花)로 불리는 꽃으로 차를 많이 만들어 사용 하지만 잎(새순)을 사용하는 것은 드물다.
이른 봄 인동초 새순을 채취해 여러 번 덖어 차를 만들면 춘곤증을 이겨내는데 좋다.



▶ 사진설명 : 흰꽃과 노란꽃이 같이 핀다 하여 금은화(金銀花)로 불리는 인동꽃으로 차를 많이 만들지만 봄에는 인동새순을 이용해 차를 만들어 마시면 봄의 춘곤증을 이겨낼 수 있다.


1. 산과 들에서 어린 새순을 채취한다.
2. 불순물을 제거하고 하루 정도 햇볕에서 시들려 준다.
3. 충분히 시든 줄기를 꺾어 보아 부러지지 않고 잘 구부려지면 덖음을 시작한다.
4. 첫 덖음은 오래하되 충분히 익혀준다.
5. 유념을 하되 부드럽고 강하게 해준다.
6. 두 번째 덖음부터 온도를 낮게 해 10분 정도 덖어주는 유념과 덖음을 5번 정도 반복한다.
7. 완전 건조될 때까지 솥에서 충분히 말려준다.
8. 마무리 가향 작업을 하여 밀봉해 두고 쓴다.


◆ 효능과 효과

인동은 식용·관상용·약용으로 두루 쓰이며 잎·줄기·꽃·열매·뿌리까지 버릴 것이 없이 우리 몸에 아주 유익한 식물이다.
잎과 줄기는 위장을 튼튼하게 해 주고 감기나 열을 내리게 하며, 여러 가지 염증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특히 담즙 분비를 촉진함에 따라 애주가들의 숙취를 풀어주는 효과도 지니고 있다.
인동의 꽃은 인후염·편도선염·대장염·위궤양·방광염·결막염·부스럼·관절염 등 다양한 질병에 효과가 있다고 해서 중국에서는 인삼보다 더 좋은 약초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