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禪一味

효월 이기영 선생의 생활 속 '茶線一味'<4>민들레차

불암산 2011. 9. 11. 11:56

우리나라에서 ‘일편단심’ 혹은 ‘인내’를 상징하는 민들레. 반면 서양에서는 민들레가 경박, 이별 등을 의미한다고 한다. 토종 민들레와 서양민들레의 관념도 상당한 차이가 있는 듯 하다.

우리나라에서 민들레가 인내를 상징하는 것은 햇볕이 있는 곳이면 시멘트 틈 사이에서도 자랄 수 있는 강인한 생명력에서 유래가 된 듯 하다.

일편단심을 상징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옛 설화와 관련이 있다.

옛날 산골마을에 민들레라는 처녀가 있었는데 그의 낭군은 나라의 부름을 받고 멀리 나가 있었다. 민들레가 3년을 기다려도 오지 않았고, 결국은 낭군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고 민들레는 슬픔에 죽고 말았다. 민들레가 낭군을 기다리며 밟았던 마을곳곳에는 새로운 꽃이 자라났는데 사람들은 그 꽃을 ‘민들레’라고 불렀다. 민들레를 꺾어서 ‘낭군님’이라고 불러보면 고개를 숙였다고 한다. 실제로 민들레의 꽃대를 꺾으면 하얀 즙이 나오고 곧 꽃의 무게로 인하여 꽃대가 고개를 숙이는데, 그 특성을 보고 지어 낸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4~5월이면 들판을 노랗게 물들이는 민들레. 이번에는 일편단심을 상징하는 민들레차를 만들어 보기로 하겠다.



민들레차 만들기



민들레는 우리나라 온 산천에 자생한다. 하얀 민들레가 좋으나 노란 민들레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최근 제주 생태계의 혼란을 안겨주고 있는 개민들레의 경우 독성이 강해 사용할 수 없다.



1. 꽃, 뿌리, 줄기, 잎 전초를 모두 채취 한다.

2. 깨끗이 씻어 물기를 없앤다.

3.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 널어 시들게 한다.

4. 약 3cm씩 잘게 잘라 첫 덖음을 한다. 이때 불의 온도는 200℃이상하며, 유념을 충분히 한다.

5. 2번 덖음은 150℃ 내외에서 10여분 한다. 유념은 녹차처럼 너무 세게 하면 안 된다. 잎이 약해 부서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6. 3번 덖음 후 따뜻한 온돌방이나 건조기에서 완전 건조한다.

7. 완전 건조된 잎을 솥에 넣고 마무리 가향 작업을 한다. (가향 시간은 200℃ 이상에서 향이 진하게 날 때까지 저어주고 어느 정도 완숙되면 120~150℃ 정도의 낮은 온도에서 2~30분 정도 숙성 시키는 것이 좋다.

8. 잘 익으면 커피향이 난다.



마시는 법

민들레차는 유리다관이나 일반 야생초 찻그릇에 1~2g 넣고 뜨거운 물을 붓고 2~30초간 우려내 마시면 된다.

민들레 차의 맛은 달고 커피향처럼 부드러운 향이 난다. 큰 주전자에 적당량을 넣고 끓여 냉장고에 넣어두고 마셔도 좋다.



◆효능·효과



민들레는 맛이 조금 쓰고 달며 약성은 차다. 또한 열을 내리고 소변이 잘 나오게 하고, 염증을 없애며, 위장을 튼튼하게 한다. 그리고 산모들에게는 젖이 잘 나오게 하며, 독을 풀고 피를 맑게 하는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민들레의 싱싱한 생잎을 아침저녁으로 계속 뜯어먹으면 만성 위장병과 위궤양의 탁월한 효험을 나타낸다. 그러나 많은 양을 섭취하면 뒷머리가 지끈거리는 부작용이 일어나므로 반듯이 한 줌 정도의 소량을 끼니마다 장기간 복용해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그리고 고추장이나 된장과 함께 쌈을 싸 먹으면 밥맛도 좋아진다. 이렇게 날마다 장복하면 정력이 강해지고, 뼈와 근육이 튼튼해진다는 이야기가 예부터 전해 내려오고 있다.

민들레 잎의 생식은 풍성한 섬유소로 인하여 대변양의 부피가 비지상태처럼 불어나고 부드러워져서 변비를 없앤다.

이 변비 해소의 효과는 민들레의 가벼운 설사작용의 성분이 있기 때문이다.